2013년 개봉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영국 영화 "어바웃 타임"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지만 저에게는 로맨스 영화보다는 가족 영화로 다가왔습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특별한 소재와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지만, 영화는 보다 일상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도밍놀 글리슨과 레이첼 맥아담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어바웃 타임"은 사랑, 가족, 그리고 삶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섬세하게 담아내어 관객에게 현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열정적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줄거리
주인공 팀(도밍놀 글리슨)은 21살 생일에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능력을 알게 됩니다. 바로, 과거로 돌아가 원하는 순간을 다시 살 수 있는 시간 여행 능력입니다. 처음엔 이 능력을 활용해 자신의 운명의 상대인 매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갑니다. 그는 본인의 성공적인 사랑 뿐 아니라, 본인의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변화를 주면서 그들의 인생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했던 시간 여행이 실제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팀은 단순히 과거를 수정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그는 시간 여행을 통해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 아버지와의 특별한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립니다. 팀은 이 경험을 통해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등장인물
팀 레이크
주인공인 팀은 소심하고 어리숙해 보이지만, 따뜻하고 진심 어린 마음을 가진 청년으로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자 많은 노력을 합니다. 시간 여행 능력을 알게 된 초기에는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단순히 과거를 바꾸는 것이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을 통해 진정한 행복은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데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팀은 영화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매리
매리는 팀이 첫눈에 반한 여성으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녀는 내성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팀과의 관계를 통해 영화 속에서 사랑의 진정성과 소소한 행복의 의미를 전달합니다. 팀의 능력은 판타지적이지만, 매리와 팀의 관계는 판타지적이고 이상적인 사랑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팀의 아버지
팀의 아버지는 유쾌하고 지혜로운 성격의 소유자로, 시간 여행 능력을 팀에게 전수하며 그 능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그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특별한 능력을 단순히 과거를 수정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수단으로 바라봅니다. 아버지는 단순히 지혜로운 조력자 역할을 넘어, 팀에게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깨닫게 해 주는 핵심적인 인물입니다.
키트 캣
키트 캣은 팀의 여동생으로, 자유분방하고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삶의 어려움도 많이 겪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지만 종종 실패하고, 그런 그녀를 팀이 시간 여행 능력을 통해 돕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키트 캣이 스스로 성장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지원과 자신만의 노력 모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과 팀과의 끈끈한 관계는 영화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감상평
"어바웃 타임"은 단순히 시간 여행이라는 특별한 설정을 가진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 사랑과 가족, 그리고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감동을 주는 영화입니다. 팀과 아버지의 관계뿐만 아니라, 매리와의 사랑 이야기, 여동생 캣과의 유대감,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영화 전반에 걸쳐 조화롭게 녹아 있습니다.
영화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팀이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낸 순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셋째가 태어나기 전 팀은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만나러 시간 여행을 합니다. 서로와의 만남이 마지막임을 아는 두 사람은 더 먼 과거로 돌아가 젊은 아버지와 어린 시절의 팀으로 돌아가 함께 해변을 걷고 뛰놉니다. 이때 두 사람이 나누는 부자 간의 교감은 단순히 감동적일 뿐 아니라,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삶은 결국 단순하고 작은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린 시절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고 모든 것이 새롭고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삶의 책임과 복잡함이 더해지면서 우리는 점차 새로움을 느끼기보다 일, 사랑, 책임 등에 집중하느라 현재를 살지 못하고, 결국 행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이라는 가장 순수한 시점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시간을 보냄으로써 어른인 팀이 느끼고 있던 여러 걱정과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온전히 아버지와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생각과 책임에서 벗어난 팀은 아버지와의 단순한 즐거움 속에서 현재의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사랑하는 법을 깨닫게 됩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단순히 판타지적 재미를 넘어서 삶의 본질을 이해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를 사랑하라"는 영화의 메시지는 영화 전반을 관통합니다. 팀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단순히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보다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의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누구나 되돌리고 싶은 과거의 실수나 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모든 선택과 시간이 완벽하지 않아도 그것이 우리의 삶이고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는 메시지는 전달합니다. 현재에서 집중하면서 행복을 찾아가고, 과거의 후회는 과거로, 미래의 불안은 즐거운 기대감으로 살아가는 것이 주어진 삶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가슴 깊이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 "어바웃 타임"은 사랑, 가족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꼭 한 번 보길 추천합니다.
The truth is I now don't travel back at all, not even for the day, I just try to live every day as if I've deliberately come back to this one day to enjoy it, as if it was the full final day of my extraordinary, ordinary life.